끄적이는 밤

WANT_무언가 포기할 줄 아는 사람.

쿤벤 2020. 5. 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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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포기는 김치를 가리킬 때나 쓰는 말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정말 옛날 말이다.

 

그만큼 우리들의 삶 속에서 포기는 부끄러운 것이고,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라는 무언가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물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야 하는 것은 멋진 일이고 

절대 어리석거나 부적합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런 문장들 때문에 우리는 너무 힘들게 살고 있지 않은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가끔은 포기를 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포기를 하는 것도 용기가 아닐까 싶다

무언가를 계속 잡고 사는 것보다 가끔은 놔줘야 할때가 있는 법.

 

나의 대해 작은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렸을 적부터 내 머릿속에 항상 들어온 문장 하나가 있었다. 

책에서 봤나, 티비에서 보았나?

하여튼 그 문장이 나를 지배했고, 거의 가훈처럼 여기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 내가 힘들 때나 어른이 되었을 때, 당장 달려와줄 친구가 5손가락이 접힐 정도만 있다면, 

내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

 

친구의 손가락 안에 내가 들어야 한다고 나를 압박해왔다.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붙임성이 없어서 혼자 있는 걸 즐기는 내게, 그런 문장은 항상 도전이었다.

무한 도전하는 날에는 항상 티브이를 봐야 하지만 친구의 부름에 나갔고, 

카페에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으며, 

용돈이 부족해도 친구들이 밥을 사 먹겠다고 하면 빌려서라도 그 무리 안에 내가 존재하고 싶었다. 

힘들고 지치는 날에도 나보다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했다. 

왜냐하면 난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야하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후회된다거나 싫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과 함께 하면 웃었고, 나만의 즐거운 학창시절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그때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내게 조금 더 초첨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왜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하냐면, 

어느 순간에 나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억지로 이어나가려 하지 않았다.

포기를 한건지, 자연스럽게 끊어져버린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어렸을 때, 노력했지만 인간과의 관계를 그런 식으로

내가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다. 

내게 맞지 않고,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가끔은 포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지치고 힘든데, 질질- 끌고 갈 필요가 있을까?
포기란 한 번쯤은 고민해도 될만한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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