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밤

WANT_ 지하철안에서

쿤벤 2020. 7.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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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도 존재하지 않는 네모난 칸막이에 창문을 등지고 모두들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칠까봐 눈을 감거나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다.

내리는 동안까지 핸드폰을 거울삼아서 계속 꽃단장하는 설레임 가득한 여자도 있고,
무릎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을 가만두지 못할정도로 불안함을 가진 젊은 청년.
화가 잔뜩 난 얼굴을 하고서는 바라보는 곳 없이 아무곳이나 응시하고 있는 아저씨.
피곤했는지 지하철이 지루했는지 한참을 졸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람.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
그들처럼 눈을 감고 생각하는대로 꿈을 꾸던지, 생각을 해보던지 자유롭게 상상해보자
누군가의 눈썹은 온화해지면서 입꼬리는 올라갈것이다.
누군가는 오늘 기분이 안좋았는지 두 눈썹사이에 주름이 지고, 숨을 크게 쉬기 시작할꺼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는 우리들은 모두 내려야하는 도착지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자세를 하고 어딘가로 향한다.
누군가의 사진속의 우리들이 찍힌다면,
그렇게 색도 없는 회색상자안에 우리들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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